빅토리의 뉴욕생활

미국인턴생활 1년의 기록 #4 – 저지가든몰에 가다

미국인턴생활 1년의 기록 #4 – 저지가든몰에 가다


요즘 약 한달에 걸쳐 인터뷰를 보고 있어서 글을 연달아 쓰기가 쉽지가 않다.

미국에 도착한 지 약 일주일이 넘어서부터 쇼핑에 대한 욕구가 솟아올랐다.

1. 뉴욕의 쇼핑장소

수년 전 LA에 갔을때도 거의 모든 아울렛을 돌면서 쇼핑을 했었는데, 옷이 정말 저렴했던 기억이 있었다.

미국이 쇼핑기간에는 할인률이 엄청나다. 특히나 내가 도착했던 2월 초에는 클리어런스 세일이 진행중이었다.

내가 지내던 뉴욕은 가뜩이나 쇼핑할 장소가 많기로도 유명하다. 소호, 5번가, 타임스퀘어 등등 쇼핑의 중심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에서 짐을 가져올 때, 1년치 짐을 다 가져오다보니 겨울옷을 많이 챙기지 못했다.

여름옷은 캐리어 반 정도만 차지하는 데 반해 겨울옷은 코트 몇 개만 넣어도 부피가 너무 커서 엄두를 못냈다.

뉴욕에서 쇼핑한다고 하면 꼭 소호, 5번가, 타임스퀘어 등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생각보다 더 많은 선택지가 있다.

명품쇼핑을 싼 값에 하고 싶다면 뉴저지에 있는 우드버리 아울렛을 가면 된다. 뉴저지에는 저지가든 몰이라는 곳도 있다.

저렴한 브랜드가 주를 이룬다. 우드버리는 한 방에 가는 교통편이 좋지 않은 편이니 많은 돈을 쓸 생각이 아니라면 굳이 갈 이유가 없다.

저지가든 몰은 타임스퀘어의 Port authority terminal에서 버스를 타면 한방이면 간다. 운임은 왕복 $15.

굳이 맨하탄을 벗어나지 않고도 방법은 있다. 월스트리트 쪽에 센츄리21이라는 곳이 있는데 알만한 브랜드도 많고 할인율도 아주 높다.

 

2. 저지가든몰에 가면서

아직 Century21의 존재를 모를 때였다. 뉴욕에 도착하고 딱 일주일이 되던 날, 저지가든 몰에 가려고 Port authority terminal로 갔다.

왜 저지가든인가 했더니 뉴욕이 엠파이어 스테이트라고 불리듯 뉴저지의 별명은 가든스테이트였다. 그래서 저지가든몰인듯.

터미널에서 어떤 플랫폼으로 가야 하는지 한참을 헤매다가 줄에 서있는 어떤 할머니께 이 버스를 타면 저지가든몰에 가냐고 물었다.

그녀는 이걸 타면 된다고 했고, 자기는 이케아에 간다고 했다. 처음에는 못알아들었는데 이케아가 아닌 아이키아라는 발음때문이었다.

얼마나 어처구니 없는 방식으로 외래어가 유입되는지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그 후 버스를 타고 목적지를 향하면서도 대화를 계속 나눴는데 내용은 대강 이랬다.

 

그 분 : 아울렛은 뭐하러 가?

나 : 그냥 옷 좀 사려구요.

그 분 : 아 맞다. 나 여행다니는 거 좋아하는데 너네 나라는 안 가봤어. 일본 한 번 가보고 싶어.

나 : ??? I’m from Korea.

그 분 : 아 미안. 약간 일본인 느낌이 나서 당연히 일본인인 줄 알았어.

그 때 워낙에 말랐고 수염도 깎지 않은 상태라 거울을 봤을 때 솔직히 당연히 한국인같이 생겼지 라는 답을 할 수가 없었다.

나 : 괜찮아요. 한국이 어딘지 들어보셨어요?

그 분 : 당연히 알지. 나 거기서 몇 년 살았었어. 송도 알아?

나 : ????? 내가 다니는 학교가 송도에 있는데?? 어디서 일하셨는데요?

그 분 : 나 송도에 채드윅이라는 국제학교 다녔었어. 센트럴파크 디자인 한 사람이랑도 아는 사이고.

나 : ???????????

뉴욕에서 송도에서 수 년을 살다 돌아온 백인할머니를 만날 줄은 전혀 상상도 하지 못했다.

대화가 매끄러워 보이지만 내가 입은 패딩 안으로 식은 땀이 흐르고 있었고, 조금이라도 대화가 끊길까봐 열심히 들었다.

그 분은 채드윅 국제학교 행정실에서 수 년간 일하다가 다시 뉴욕에 돌아와서 사진작가로 일하고 계신 분이었다.

가는 길에 얘기도 더 하다가 명함을 하나 받고, 현재는 내 링크드인 친구 중 하나가 되어있다.

모든 게 낯설던 내게 모르는 사람과 길게 얘기할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즐거운 경험이었다.

 

3. 저지가든몰

저지가든몰은 한여름 혹은 한겨울에 가는 것을 강력히 추천한다.

왜냐면 모든 아울렛이 실내 형태로 되어 있어서 밖에 걸어다닐 필요가 없다.

그러나 흔한 아울렛들이 그렇듯 엄청나게 넓다. 그냥 한바퀴를 둘러보는 데에만 2시간이 걸린다.

현명한 쇼핑을 하고 싶다면 내가 원하는 브랜드라거나, 품목을 미리 찜해서 디렉토리에서 쫙 훑고 시작하는 것이 몸과 정신에 이롭다.

나는 괜찮은 후드티나 코트를 건지고 싶었는데, 불행히 눈에 들어오는 곳이 없었다.

아울렛은 40% 세일은 기본이기 때문에 60%이하라면 아 오늘은 세일 안하는구나라고 생각하면 된다.

사실 미국 전체가 상시 세일중이라 완전 신상이 아닌 바에는 최소 20%, 30% 세일 정도는 맨하탄 내 스토어를 가도 하고 있다.

언제나 아쉬운 건 라코스테같은 건 아울렛을 가도 그닥 저렴하지 않다. 대신 애매한 CK나 타미힐피거 등은 저렴한 편이다.

리바이스도 가격은 이정도인데, 사실 내가 예산을 굉장히 작게 잡고 갔기 때문에 세 개 정도밖에 못샀다.

타미힐피거 풀오버 하나, 챔피언 후디 하나, 유니클로 집업 하나. 각각 $25, $21, $10 정도 주고 샀기 때문에 나름 실속을 차렸다고 생각한다.

물론 나중에 알아보고 챔피언이 한국에서도 굉장히 저렴하다는 사실이 약간 충격이라면 충격..

약 3시간의 발품을 들여서 사진도 많이 찍어 놨는데 그 당시에는 내가 현지인으로서 한국에 직구를 하면 어떨까 고려했기 때문이다.

첫 한시간은 신명나게 사진을 찍어댔지만, 백팩에 디카 하나 들고 다니는 게 그렇게 지치는 일인지 몰랐다.

잠시 쉬어갈 겸, 푸드코트에서 가장 저렴해 보이는 파파이스에 줄을 섰다. 세트메뉴를 시켰고 사이드로 뭘 줄까 묻길래 뭐가 있냐고 물었다.

내 귀에 들리는 익숙한 단어는 corn이 있길래 콘을 달라고 했다. 당연히 콘샐러드를 예상하며.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통옥수수가 기다란 막대기에 꿰어져 나왔다. 지쳐서 웃을 힘도 없었다. 좋은 교훈이 되었다.

점심을 먹고 다시 일어났는데 아까처럼 기운이 나지 않았다. 나는 약간 앞으로도 올 일 많겠지 하는 마음으로 와서 그런 것 같다.

정말 다양한 브랜드들이 많았는데, 주부들 사이에서 이름난 브랜드며, 직구족들에게 인기있는 브랜드도 많았다. 할인율도 높았다.

그러나 아울렛답게 이월상품, 팔리다 밀리고 밀려 여기까지 온 그런 제품들도 많았다. 싼 게 비지떡이 어느정도 옳은 말.

위에 언급했던 세 옷을 사서 나오니 어느덧 다섯시 정도 되었고, 다행히 버스가 한방에 와서 맨하탄에 도착하니 저녁 때가 되었다.

지금 드는 생각은 아울렛에 가서 건질만한 실속템은 코치나 마이클코어스 정도가 괜찮다. 코치는 할인율이 꽤 쎈 편이고 클래식한 제품이 많다.

2016년 2월 7일의 첫 아울렛 쇼핑기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