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리의 뉴욕생활

미국인턴생활 1년의 기록 #3 – 첫 출근

미국인턴생활 1년의 기록 #3 – 첫 출근

2016년 1월 31일 나의 미국인턴생활은 시작되었고, 바로 다음 날인 2월 1일 첫 출근을 하게 되었다.

내가 인턴으로 일하게 될 사무실은 최근 엄청나게 핫한 위워크의 본사, 위워크 첼시에 위치해 있었다.

첫 출근은 에이전시 담당자가 같이 해주었는데, 인사담당자와 간단히 소개를 시켜주고 떠났다.

처음 사무실에 도착했을 때 나의 기분은 정말 표현하기 어려웠다.

입국하기 얼마 전에 영화 인턴을 보고 왔기 때문이기도 한데, 사실 내 친구들을 데려와 소개해줄 때마다 다들 똑같은 말을 했다.

그만큼 시설도 굉장히 좋고, 내가 정말 좋은 곳에서 일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환경이었다.

 

저 맨 안쪽이 내가 쓰던 공간이다.

내가 일하는 공간은 세 명이 같이 쓰는 공간이었고, 내가 일하게 된 회사는 다섯 명이 각각 세명, 두명이 들어가는 오피스를 나눠썼다.

사실 한국에 있을 때부터 나름의 기대를 갖고, 구글맵을 통해서 검색도 해보고 했지만, 정말 이런 환경이 기다리고 있을 줄은 몰랐다.

덕분에 첫 몇 주 동안은 일이 없는데도 괜히 주말에 회사에 가서 밍기적거리기도 하고 그랬었다.

(위워크의 시설에 대한 포스트는 이곳에 정리해두었다.)

직원들은 처음부터 굉장히 상냥하게 대해주었다. 비행은 어땠으며, 집은 어디에 구했는지, 이틀 만에 출근했는데 괜찮은지 등등 아주 친절했다.

문제가 하나 있다면 내 의사소통이었는데, 나름 한국에서 연습도 많이 했었고, 원어민들이랑도 별 두려움 없이 잘 얘기하곤 했는데, 막상 일터에서 대화를 나눈다는 압박감이 있었는지 쉽게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아마 틀리면 안 된다는 생각을 스스로 했었던 것 같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미리 준비하곤 했었다.

생각보다 사람들의 말이 너무 빨랐다. 내 머릿속에 많은 데이터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큰 오산이었다.

직원들이 단순하게 빠르게 던지는 드립이나 유머를 알아듣지 못해 계속해서 되묻게 되었다.

내가 굉장히 놀랐던 것 중 하나가 회의실을 예약해서 화상회의를 하는 것이었는데, 한국에서도 많이 쓰고 있는 시스템일 것이다.

내가 직장생활도 안 해봤기 때문에 구글 행아웃을 통해 여러명이 재택근무를 하며 회의를 한다는 사실이 나에겐 신선한 충격이었다.


이런 말을 하기는 좀 그렇지만, 첫날부터 몹시 매우 졸렸다. 시차에 적응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것도 있겠지만, 내 귀에 필요 이상의 영어가 유입된 탓인 것 같았다.

내가 지금 만나고 있는 여자친구를 처음 만났을 때가 그랬는데, 영어로 갑자기 많은 말을 하거나, 들으려고 하면 몸이 굉장히 피로해지는 것 같다.

아마 수많은 데이터를 머리가 해석해내느라 정신이 없어서 더욱 피곤했던 것 같다.

직원들은 내가 첫날부터 일을 하기보단, 회사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좀 더 알아볼 수 있도록 시간을 주었다.

별거 아닌 것 같은데도 사실은 모든 자료가 영어로 되어있다 보니 그렇게 쉽지만은 않은 과제였다.

어쩌다 보니 어느새 5시 30분이 되었다.

인사를 담당하는 직원이 와서, 여기는 한국과는 다르기 때문에 갈 시간이 되면 가면 된다고 했다.

인사할 필요도 없다고 했다. 뭐랄까.. 처음 겪는 일이었다. 가장 이질적인 부분이기도 했다.

식당, 영화관, 마트, 의류매장, 과외 등 여러 곳을 누벼봤지만 인사 없이 집에 간다는 걸 생각해 본 적이 없다.

한가지 더 놀라웠던 것은 내가 시급으로 페이를 받는 거라 일찍 오면 일찍 가도 되고, 늦게 오면 시간만 좀 더 맞추면 됐다.

처음 스케쥴은 9시 30분 출근 5시 30분 퇴근이었는데, 금요일은 에이전시 모임이 있기 때문에 12시가 되면 퇴근했다.

아무튼 이런 팁까지 얻고 첫 퇴근을 했다.

처음 뉴욕에 와서 겪었던 모든 기억들 중 가장 짜릿했던 하루가 아니었을까 싶다.

퇴근을 하고는 바로 타임스퀘어로 향했다. 고작 둘째 날이었고, 어차피 환승구간이었고, 야경이 너무 예뻤다.

배가 고파서 지하철을 타고 어제 먹었던 햄버거 가게에 가서 그렇게 또 한끼를 때웠다.

생각보다 비쌌다. 감자튀김까지 해서 $11 정도가 소요되니 생각보다 출혈이 컸다.

언제까지 이런 느끼한 음식만 먹을 수도 없고, 조만간 단 한 번도 시도하지 않았던 요리를 할 것이라 다짐했다.

내일부턴 본격적으로 직장인이니(오늘도 그랬지만) 빨리 씻고 잠들었다.